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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행·일상

오늘은 그대가 불러주는 그리운 이름이고 싶습니다.

by 경무(景武) 2010. 11. 22.

 

바람이 불면 들풀들은 / 한쪽으로 몸을 기울입니다.

등이 시린 까닭입니다.

 

꽃이 피면 나비들은 / 먼길을 마다하지 않습니다.

외로운 까닭입니다.

 

사랑하는 사람이여 / 눈 멀고 마음 멀어

나 오래도록 멀고 먼 길을 애돌았거니

 

바람 불고 / 꽃필 때마다 / 등시리고 외로워

무릎에 얼굴 묻고 울었던 날 많았거니

 

내 사랑이겠거니 여겨 부르던 / 창밖에서의 노래들 늘젖어

 

갈잎이 날리고  북풍이 불어도 / 머리 누일 곳 하나 없었지만

 

오늘 나 동구밖에 다다라 / 한 그루 나무로 그대 앞에 섭니다.

 

부르던 손 짓있어 / 모두들 집으로 돌아간 시간

 

넝마 같은 텅빈 마음으로 / 이제 겨우 그대 앞에 섰거니

 

오늘은 그대가 불러 주는 / 그리운 이름이고 싶습니다.

 

 

- 김경수 -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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